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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마초이즘 (남성우월주의, 성차별주의)
한국사회에 마초(남성우월주의자)라는 말이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많은 여성들이 컴퓨터를 통해 자기주장을 펴고,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 대신에 '암탉이 울면 알을 낳는다'는 말을 만들어내는 시기와 거의 때를 같이 한다. 울타리 밖으로 목소리가 넘어선 안된다며 침묵을 강요당했던 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당하는 '설움'을 시공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사이버세계를 이용해 이구동성으로 여기 저기서 토해놓고 그 '설움'을 해결하기 위한 당찬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하자 그간 일상 속에서 '남존여비'를 당연히 여기던 '일부' 남성들은 이름과 얼굴을 감출 수 있는 인터넷에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자신의 불편한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멍청하고 싸가지 없는 년들 똥이나 퍼다 처먹어라"
젊고 천박한 마초들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호주제폐지를 적극 반대하고 나서는 구상진 변호사의 주장을 보자.
그러나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전혀 아름다울 수 없는 시스템이다. 여성은 출가외인이 되어 자신의 가족으로부터 출적되며 (최근 종중재산을 놓고 벌어지는 다툼에서 칼까지 들고 동생을 협박하는 오빠나, 오빠 편에 선 어머니가 철저히 딸을 소외시키는 경우들을 보라.) 새로이 형성된 남편가족의 일원이 되기를 강요당한다. 며느리에게는 '새' 부모를 향해 자식(아들)보다도 더 강도 높은 효도가 요구되며 아들을 낳아 남자집안의 대를 이을 것이 요구되지만 정작 여성은 피가 다르고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호주승계에 있어 아들딸은 물론이고 손자, 손녀보다 더 낮은 법적 지위를 갖는다. 그러니 부계혈통제가 유지되는 한, 여성은 친정에서도 시집에서도 뿌리가 없는 이등인간의 취급을 받게되며 이러한 가정내 성차별은 곧바로 사회의 성차별로 확산되므로 여성을 만만히 보는 마초들에 의해 아내구타, 성희롱, 성폭력 등의 '범죄행위'가 유발되는 것이다. 정통가족제도? 미풍양속? 피라밋이나 만리장성의 구축이 노예의 노동력 없이는 가능할 수 없었듯 종중, 족보, 가문, 혈통, 대잇기등의 개념은 여성을 밭만 가진 도구로, 수단으로 정의하지 않으면 성립할 수 없다. 남성의 조상에 대한 차례를 위주로 하는 명절문화나 남성중심의 관혼상제 문화는 여성을 남성, 남자집안에 종속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유지가 가능한 문화이며 호주제는 그러한 전근대적이고 '범죄적'인 문화를 법적으로 지원해왔던 장치다. 명절신드롬은 허리가 휘는 강도 높은 노동 때문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남성들이 명절노동을 '돕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일년에 두 번뿐인 명절에 여성들이 명절신드롬을 앓는 이유는 부계혈통의 가부장제가 명절뿐만 아니라 결혼생활 내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 각성한 여성들은 이의 불공정성을 폭로하며 여성들의 눈과 입을 철저히 봉한 상태에서 만들어졌던 부계혈통제의 '미풍양속'은 더 이상 미풍양속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여성을 종속된 존재로 남겨두는 한 이러한 제도와 문화는 절대로 정의로울 수 없다. 이러한 문화를 '미풍양속'이라고 계속 우기는 자들이 있다면 이들은 틀림없는 마초다. 정상가정이 파괴되고 훼손되지 않게?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이혼의 상당수는 상호존중, 양성평등을 바라는 여성들과 달리 여전히 권위적이고 서비스의 중심에만 서 있으려는 자기중심적이고 폭력적이며 미성숙한 남편들과 그의 가족들 때문이라고 한다.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구타와 인격모독이 횡행해도 한 호적에 부부와 자식으로 기재되어 있으면 '정상가정'인가? 부부중 한 사람이 갑자기 사망하면 곧 바로 '비정상'가정이 되어 사회의 '안전망' 밖으로 축출되어야 하나? 누가 어떤 가족형태를 꾸려가더라도 '비정상'으로 손가락질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여자를 남자(집안)에게로 끌어들이는 결혼제도(夫家입적제)나 자식을 아버지에게만 속한 것으로 보는 제도(父家입적제)는 세계적으로 보면 대단히 비정상적이며 이러한 사회에서 정상가정과 비정상가정을 구분하려는 태도 역시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미풍양속이나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남녀차별을 정당화하려다가 실패하는 마초들이 그 다음으로 쓰는 수법은 '약육강식'의 논리이다. "세상살이가 다 그런 거다. 남자는 밖에 나가 돈을 벌지 않나. 역사 속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다 남자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남자가 주도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남자는 약한 여자를 '보호'하고 여자는 그 그늘에서 내조하면서 다소곳이 행복을 찾는 것이 마땅하다. 양성평등 주장은 여성이 남성을 딛고 반석 위에 서려는 극렬페미들의 농간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기로 하면 노예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노동력을 갈취하던 노예제 사회나 권력을 독점하고 세습했던 봉건왕조는 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던 것일까? 첨단 무기를 갖춘 나라는 지구촌에서 항상 제왕의 권력을 휘둘러야 한단 말인가? 식민지배도 당연한 거고? 그런 주장을 하는 자들일수록 성별에 따른 위계질서뿐만 아니라 나이, 학번, 직위에 따른 서열에 민감하고 그러한 서열에 따른 깍듯한 예의범절(아랫것이 윗분에게 일방통행으로 행하는)을 밝힌다. 상후하박의 수직적 질서에 길들여진 자들은 상호존중의 수평적 정의를 믿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상조차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양성평등이 수평적이며 민주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주장을 애써 부정하면서 상하 우열의 관계가 전복될 것을 심히 우려하며 두려워한다. 약육강식의 논리에 젖어있는 마초들은 가정과 사회에서의 성차별뿐만 아니라 인종차별, 지역차별, 학력차별 등 모든 종류의 차별에 무감각할뿐더러 그것을 당연시하기도 한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혁명으로 전복되지 못한, 가부장제와 군사문화가 결합된 한국사회 속의 마초들은 기득권자로서의 계급의식을 유지하고 싶어하며, 보다 강한 기득권을 갖기 위해 건강한 토론과정을 무시하며 비굴한 술수를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복면을 쓰고 나서야 비로소 행동에 나서는 미국의 유명한 인종차별주의단체 K.K.K.처럼 마초들은 좀처럼 실명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햇빛아래서는 대단히 취약한 그들의 비굴한 모습들을 드러내고야 만다. 마초들의 소굴로 유명한 호주제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http://antihoju.jinbo.net)에 상주하는 마초들은 대한남아, 연개소문, 양만춘, 악마 등의 카리스마틱한 아이디 뒤에 숨어 수년 간 온갖 논리로 양성평등을 향한 노력에 딴지를 걸고 있다. 게시판을 날리기도 했던 그들 중 하나는 신분이 드러나면서 수사대에 의뢰할 것이 논의되자 '사이버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은 사이버세계에서 해결하지 뭐하러 법의 힘을 빌려고 하느냐, 사실은 나도 호폐에 찬성한다. 제발 나를 잊어달라'고 수년간 상주했던 호폐모게시판에서 꼬리를 내리며 사라지기도 했으며 인터넷상에서 호남언어로 욕설이 섞인 저급한 글을 쓰던 박 모씨는 사이버 수사대에 의해 영남인 이 모씨로 밝혀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보았듯, 계급사회에서 기득권을 가졌던 귀족, 양반은 사라졌지만 성차별이 남아있는 한국사회에서 마초들의 비굴한 기득권의식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문열은 여성을 '자식의 자식의 자식을 통해 영원히 사는 신령스러운 암컷'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러한 '교활한 수컷'의 사탕발림은 주인에게 끝없는 충성을 다하면 죽은 후에 복을 받는다고 꼬시는 노예주인의 꼬드김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이제 여성들은 빠른 속도로 깨닫고 있다. 생명을 가진 내 몸을 가지고 지금 이 세상에서 주체적 삶을 살지 못하고서야 어찌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의 행복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미풍양속의 방패 뒤에 숨어 약육강식의 논리를 흔들어대는 비굴한 기득권자 마초들... 그대들이 설 땅은 이제 없다. 여성들이 햇빛을 점점 더 강하게 내리쪼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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